2018 평창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 ''역대 최대'', 과연 사실일까?

송민경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의 성공?'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이하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한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3월 "패럴림픽이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12일까지 판매된 입장권이 32만매를 돌파, 판매 목표치인 22만매의 146%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 밴쿠버 패럴림픽(21만매)과 2014 소치 패럴림픽(20만매)보다 12만매를 더 판매한 것으로, 가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입장권 판매만으로 패럴림픽의 성패를 재단하는 것은 타당할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개념은 ‘노쇼(no show·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음)’다. 조직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패럴림픽 때 팔린 경기 티켓 중 약 70%의 관객들만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쇼율이 30%에 육박한 것이다. 그렇다면, 패럴림픽이 당초 사전 판매 목표량보다 월등히 높은 입장권 판매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동시에, 노쇼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패럴림픽이 지난 대회들과 비교하여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 가지 데이터를 살펴보기로 한다.




1. 사전 판매 목표량 대비 티켓 판매 


당초 평창 패럴림픽 티켓 판매는 예상보다 호조였다. 조직위가 설정한 사전 판매 목표량(22만 장)보다 30% 많은 약 28만7000장이 대회 시작 전 팔려나갔다. 전체 티켓
 판매량은 34만6028장을 기록해 판매 목표치의 150%를 넘겼다. 다음은 대회가 열린 9~18일의 사전 판매 목표량과 실제 티켓 판매량을 비교한 그래프다.






2. 노쇼율



그러나 해당 기간 경기장에 입장한 것으로 집계(입장권 체크 기준)된 티켓은 모두 24만9797장이었다. 전체 티켓 판매량의 72.2%다. 27.8%는 오지 않은 셈이다. 알파인스키와 휠체어컬링 경기가 열린 14일(36.1%)과 폐막날인 18일(34.7%)에 ‘노쇼’가 많았다. 즉 티켓을 구매하고도 실제 경기장을 찾지 않은 사람들이 10명 중 3명 꼴이었던 것이다. 이는 올림픽 노쇼율(21.1%)보다 10% 가량 높은 수치다. 소치 올림픽(20%)과 밴쿠버 올림픽(23%)의 노쇼율보다도 월등히 높다.


대회 초반부터 경기장에는 빈 좌석이 눈에 띄었고 이후 이는 점점 늘어났다. 이에 조직위는 일부 경기장 현장 매표소에서 입석 입장권을 팔아 공석(空席)률을 10%대로 낮추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3. 사전 판매 티켓의 판매처



여기에는 조직위가 패럴림픽 붐 조성을 위해 입장권 단체 구매를 유도한 것이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티켓을 사실상 강매했다’고도 말한다.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객이 들지 않을까 우려해 정부 부처 등 공공기관에 ‘떠넘겼다’는 얘기다.  다음은 사전 판매 티켓이 어느 대상에게 판매되었는가를 파이 차트로 표현한 것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사전 판매량의 대부분은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각급 교육기관, 시도별 체육회 등에 팔렸다. 일반인(사기업 포함) 등에게는 11만9000장(41.7%)이 팔렸다. 반면 올림픽 때는 일반인에게 사전 판매량의 63%가량이 팔렸다. 


결과적으로 패럴림픽에서 공공기관 등이 단체 예매한 티켓 상당수는 '사표(死票)'가 되었다.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에 기반한 자발적 구매가 아니라, 정부가 공공기관에 위탁한 구매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부재하는 '보여주기'식 정책이 가져온 결과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서는 평창 패럴림픽을 '역대 최고 흥행',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 '패럴림픽의 새로운 역사' 등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역대 최다' 티켓 판매량이다. 사전 판매 목표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이고, 소치 패럴림픽과 밴쿠버 패럴림픽의 판매량을 한참 앞선다. 그러나 이상의 데이터들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판매량에 비해 실제 입장객 수는 저조했다. 이는 티켓을 구매한 것이 대부분 일반인이 아닌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었으며, 그 결과 그 자리들이 실제 경기에서는 공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럴림픽의 성공은 반쪽짜리다. 이같은 '보여주기'식 정책보다는 사회적 저변 확대에 초점을 맞추어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