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주셨으면 좋겠다”
“방송 중계도 늘려주셨으면 한다“
3월 11일,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15km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당시 신의현 선수가 한 말이다. 신의현 선수가 참가한 경기가 열리던 이날 오전 10시, KBS1·2채널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다.
패럴림픽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최하는 신체장애인들의 국제경기대회이며 4년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개최된다. 시사상식 사전은 패럴림픽을 하반신 마비를 의미하는 ‘paraplegia’와 ‘Olympic’를 합성하여 만든 용어라고 한다. 또한 현재 대상 범위가 신체가 불편한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다는 뜻의 ‘parallel’로 보기도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하 ‘평창 패럴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47개국 570명의 선수가 참가하고, 금메달의 수도 80개로 역대 최다로, 개막전부터 새 역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화제였다.
하지만 3월11일 ‘금메달 기대주’로 꼽히던 크로스컨트리 좌식 부문 신의현 선수가 참가한 경기가 열리던 날, KBS, MBC, SBS 방송 3사가 평창 패럴림픽 경기 중계에 할애한 시간은 ‘0시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중복편성까지 해가면서 경쟁적으로 경기 중계에 열을 올리던 방송 3사가 평창 패럴림픽 중계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지적을 받았다. 같은 달 15일, 위와 같이 지적을 받은 공영방송사들은 패럴림픽편성시간을 KBS 44시간, MBC 35시간으로 확대했다. 기존에 편성했던 것보다 2배 가까이 편성시간을 늘린 것이다.
패럴림픽 종목과 경기수가 올림픽보다 적고 주목도도 낮기 때문에 중계시간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외 방송사들은 올림픽 주최국인 한국의 방송사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경기 중계했었다.
한국방송시장의 특성상 지상파 방송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게 나오는 패럴림픽 중계 방송의 편성을 늘리기 힘든 현실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상파방송의 ’공적 역할 외면’도 문제지만,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3월2일, CBS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 개막일에 대한 국민인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개막일을 모르는 ‘미인지’ 응답자가 절반 이상은 66.4%로 집계됐다. 국민 3명 중 2명에 이르는 대다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의 개막일이 언제인지 모르는 것이었다.
패럴림픽 대회는 장애인들이 출전할 수 있는 스포츠 대회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화합의 장이다. 국민들은 이번 평창 패럴림픽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바랐다. 하지만 해외 방송국보다 적은 국내 방송국 패럴림픽 중계 편성과 국민들의 인지 조사는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또 ‘장애인’ 없는 패럴림픽 개막식의 모습은 서울 패럴림픽 때와 큰 차이가 없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더딘 변화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패럴림픽의 실패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패럴림픽 자체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제일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고, 점차 인식을 개선해나가며 비장애인과 동등한 곳에서 연마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