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코로나 19시대>

-코로나 19시대를 살아가는 ‘20대 남자’-

이승우



코로나 19의 ‘최대 가해자’로 20대가 지목되었다.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 19 확진자 연령별 현황(06.24 00시 기준)에 따르면, 20대는 전체 확진자 중 3,309명으로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은 확진자 비율(26.4%)을 보였지만, 사망자는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70대 이상은 총 1,387명으로 10대 미만의 세대를 제외하고 확진자가 가장 적었지만(11.07%), 사망자는 220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가장 많았다(78.3%).



하지만 20대는 자신을 ‘코로나 19의 최대 피해자’라고 말한다. 올해 4월 공공 취업 지원 포털 ‘워크넷’에 따르면 신규 구인 규모는 작년 동월보다 6만8천201명(35.9%)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삼성, SK, 롯데, 포스코 4곳만 상반기 공채모집을 진행했고, 공무원 시험 일정 변경, 토익 시험 무기한 연기 등, 불투명한 전망이 이어졌다.

20대는 코로나 19의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기자는 코로나 19에 대한 20대의 인식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변화한 그들의 삶을 취재했다.



[20대와 코로나 19]


한국리서치의 ‘코로나 19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다른 세대보다 코로나 19 국내 확산 심각성을 높게 인식했다.



20대는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 또한 높게 인식했다. 총 8차에 걸친 조사 중, 2차 조사를 제외한 모든 조사에서 20대의 감염가능성 인식은 다른 세대를 평균한 것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20대는 코로나 19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8차 조사(05.22~05.25)에서는 평균과 가장 큰 차이(16%)를 보였다.


20대는 코로나 19 관련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코로나 19 관련 시민의식이 성숙’했다는 항목에서 20대의 53%(평균 36%, 60대 22%), ‘코로나 19 관련 사회 구성원을 포용하고 상호존중’했다는 항목에서는 48%(평균 37%, 60대 28%)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코로나 19 극복 과정에서 경험한 사회 신뢰도’ 항목에서는 42%(평균 61%, 50대 72%)만이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상황 관리’ 항목에서는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이 61%(평균 75%), ‘우리나라 코로나 19 대응 능력’ 항목에서 우수하다는 답변은 74%(평균 84%)로, 평균과 큰 편차를 보였다.



20대는 코로나 19 확산 심각성에는 높은 인식을 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측면에서는 낮은 참여율을 보였다. 코로나 19로 인한 ‘다중시설 이용 자제’, ‘외출 자제’ 측면에서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지인과 모임 취소’ 항목에서는 큰 편차를 보였다. 특히 황금연휴 기간을 조사한 7차 조사(5월8일~5월11일)에서의 편차가 가장 컸다(16%).



‘대중교통 이용 자제’ 항목 역시 큰 편차(12~20%)를 보였다.



20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을 시 비난 가능성’에 관대함(평균 80%, 20대 68%)을 보였다. ‘친구와의 만남’ 항목에서도, 20대의 31%는 ‘만날 수 있다.’라고 답해 다른 세대나 세대 평균과 편차(평균 19%, 50대 11%)를 보였다.

또한, ‘본인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는 답변에는 평균과 근사한 수치(평균 94%, 20대 91%)를 보였지만, 가족(평균 92%, 20대 86%), 친구(평균 84%, 20대 76%), 국민(평균 61%, 20대 49%)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20대는 코로나 19의 상황 심각성은 높게 인식하지만,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정부나 사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측면에서는 다른 세대보다 참여율이 저조하지만, ‘남들보다 자신이 더 잘 지키고 있다’라는 인식을 보였다.



[요즘 젊은 남자들과 코로나 19]


‘꼰대’, ‘나 때는 말이야.’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세대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로 ‘요즘 젊은것들’이 있다. 고생 없이 자랐기 때문에 끈기나 욕심도 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20대를 비난하는 말로, 20대의 코로나 19에 대한 인식,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여부 등에서 재조명되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요즘 젊은 남자’였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와 ‘인천 학원 교사’, ‘광주 33번 확진자’ 등 지역 감염의 위험성을 확산한 것은 모두 20대 남성이었다. 하지만 슈퍼 전파자들로 인해 중국인, 신천지 혐오가 발생한 것과 달리, 20대 남성에 대해서는 매우 잠잠한 반응이었다. 오히려, 휴가나 외출 제한으로 피해를 받은 군인, 공무원 시험 연기로 준비 기간이 물거품이 된 수험생 등 20대 남성의 피해 사례가 주목받았다.

2019년 4월, '시사IN'은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기사에서 ‘20대 남자 현상’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20대 남성이 한국 사회에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서, 20대 남자 중 68.7%가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즉, 20대 남성은 사회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지만,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피해 사실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클럽에 가거나, 밖에 나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너무 집단을 중요시해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대학생 우인규(25)는 매주 클럽에 갔다. 5월,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인해 업소가 문을 닫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밀폐된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 소독제, 방역만 잘 이루어진다면 코로나 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등산이나 야외 모임을 계속하는 기성세대도 많다며 술집이나 클럽에 다니는 20대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학교 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부원들과 친목 도모를 위해 술집에서 모임을 하고 있어요. 자주 보는 것도 아니니까, 가끔 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군대에서 막 전역한 홍희림(22)은 복학 후 다양한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쌓고자 마음먹었다. 2년의 휴학 동안 기존의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동아리 모임 출석은 최소한의 인간관계라고 말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은 훨씬 더 잦은 모임을 한다며, 자신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 클럽에 가거나 술집에 가는 사람을 보면 한심하고 욕이 나면서도, 저를 돌아보면 저 또한 사람 많은 카페에 가거나, 마스크를 안 쓰곤 해서,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광주광역시 우산지구대에서 순경으로 근무 중인 함병석(24)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취객으로 지구대 신세를 지는 사람들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신 역시 근무가 없는 날에는 보상 심리 때문인지, 지인과 만남이 늘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이들에게 함부로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너무 슬퍼요. 100년에 한 번 있을 재난을 20대에 겪어야 한다는 게”

9급 공무원 ‘교정직’을 준비하고 있는 2년 차 수험생 김지홍(25)은 불확실한 20대에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불안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부모님에 의존해서 수험생활을 하는 덕분에 경제적인 부담은 없지만, 시험이 미뤄지는 상황에 혼란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은 집이 아니면 공부가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서실을 이용하고 있지만, 급한 용무도 없으면서 모임을 계속하는 또래들에 “개념이 없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19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 남자‘는 자신들을 가해자보다는 피해자로서 인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미실천, 마스크 미착용 등 코로나 19 극복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코로나 19로 인해 받은 피해에 더욱 주목했다. 동시에, ‘내가 하면 괜찮다.’, ‘나보다 남들이 더 문제다.’ 등 피해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신은 코로나 19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고 있다고 인지하지만, 시민 사회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20대의 국민인식 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코로나 19는 사회로부터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20대 남성의 피해자 인식을 심화했다.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와 차별 받는다는 피해의식, 자신의 인생은 잘못된 것이 없다는 20대 남성의 ‘응석받이’ 삶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불신을 키우고, 코로나 19 완전 종식을 더 힘겹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