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뉴스실습=박재웅]
북한이탈주민. 이 단어가 생소한 독자들에게는 ‘탈북자’, ‘탈북민’이라는 말이 더 익숙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속박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로 오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도를 끊임없이 접할 수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잘 되어있는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남북하나재단에서 2018년 발표한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현황을 알아보고 시사하는 바를 짚고자 한다.
Point 1. 김정은 체제 후 확 줄어든 이탈 숫자
그 이후 2011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 1,502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2018년에는 12월 기준 1137명을 기록했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의 장인숙 선임연구원은 “고난의 행군 때는 배급이 안 되니까 사람들이 떠났고 그때는 그게 허용됐던 시기였다”며 “김정은 체제가 되면서 국경통제가 엄격해지고 고난의 행군 시절 붕괴됐던 배급 체계가 다시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이탈주민들은 처음부터 한국으로 오기 위해 탈북한 것은 아니었다. 장 선임연구원은 “한국 문화가 북한에
유입되기
전에는 북한 주민들은 한국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고 그런 것이 깨지면서 (중국 등지에서) 한국으로 오기까지 그 당시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Point 2. 압도적인 여성 비율
이어 “2000년 이전 국경이 통제되던 시절에는 북한이탈주민은 남성이 많았지만, 국경이 목숨을 걸고 넘어야 할 곳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넘나들 수 있게 된 후에는 여성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1998년 이전까지 한국에 온 북한이탈주민 중 여성의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가장 최고치를 찍은 2018년에는 8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Point 3. 수도권에 63.4%가 정착... 연령대는 30대가 最多
한편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39세의 북한이탈주민은 9260명이었고, 20~29세가 918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10대 미만 어린이도 1269명으로 적지 않은 수를 기록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데이터들은 사망, 말소, 이민, 거주불명, 보호시설에 있는 인원을 제외한 수치이며, 연령은 입국당시 연령 기준이고 정확한 입국인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Point 4. 양호해지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경제지표
경제지표는 양호해지고 있다. 2018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16년에 57.9%, 2017년 61.2%, 지난해 64.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고용률도 60.4%로 전년보다 3% 정도 올랐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발표한 탈북민 여론조사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실태 보고서)에서는 응답자의 70%가 열심히 일하면 남한 주민과 같은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남북하나재단은 맞춤형 정착지원금의 진화와 탈북민 자신의 노력과 교육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탈주민 3만 시대... 지표 안팎으로 관심을 더욱 가져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사회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그들의 취업난을 해소할 장치가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일반 국민들의 편견해소와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1993년 탈북한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 소장은 "교육시스템이 달라 탈북청년들의 취업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며 "북한이탈주민 취업 쿼터제같은 제도적 장치보다는 남북간 점진적인 교류로 양 국민들의 실력 격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죽을 고비를 넘겨 남한에 온 탈북자들에게 취업은 더 큰 산"이라며 "현재 취업지원프로그램은 영어교육에 치중돼 있지만,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성ㆍ역사교육 등 실질적이고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는 취업을 피해 대학원이나 시민·사회단체로 진출하기도 한다. 기업에 비해 북한 관련 시민단체가 적응이 쉽기 때문이다.
북한이탈주민으로 취업 대신 서울 영등포구에서 '라멘집'을 창업한 이성진(28)씨는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전문 분야가 필요하다"며 "기술을
익히든지 공부를 하든지 북한이탈주민에게는 탈북 이후에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더불어 앞서 그래프에서 보듯, 북한이탈주민의 상당수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지만 노래방 도우미, 티켓다방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성매매로 돈을 버는 사례가 속출해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탈북여성 대부분은 북한 친구 등 이웃의 소개, 전단, 직업알선기관 등에서 일자리 정보를 얻고 공공기관 소개는 10% 미만이다.
앞으로 탈북여성의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탈북여성 지원 정책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은 더디기만 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표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살펴야 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