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배달앱, 그 편리함의 이면



한지인



  인터넷 뱅킹 및 간편결제 서비스의 확대, 온라인 쇼핑 가능 품목의 확대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온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작년 2018년 총계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5년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10조원 규모를 돌파한지 13년만의 놀라운 성장이다.

  특히 대폭 성장한 지난 2년간의 온라인 쇼핑 상품품목별 거래액의 추이를 보면, 전년도에 대비 가장 큰 성장을 이룬 것은 '음식서비스' 부문이다. 2015년까지 '각종 서비스'부문 거로 함께 분류되었다가 2017년에 들어서 별도의 품목으로 구분되기 시작한 '음식서비스'. 온라인 쇼핑몰 100조원 시대, 그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모바일 음식서비스' 분야에서 나타나는 이슈에 주목해보았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60퍼센트를 넘어선 모바일 쇼핑의 규모는 근 2년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 성장률과 대비해 보아도 '모바일 음식서비스'의 성장률은 훨씬 가파름을 알 수 있다. 2018년도 기준 업계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어플리케이션은 배민라이더스 서비스 및 온오프라인 행사를 유치하며 여전히 이용자 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 내 모바일 음식서비스의 비중이 점점 커감에 따라 쿠팡, 카카오 등 대기업들도 모바일 음식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에 있으며, 먹깨비, 배고파 등 유명 연예인들을 마케팅 간판으로 앞세운 새로운 배달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배달음식의 대표주자인 치킨. 치킨전문점 중 45.5%의 지점에서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으며,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업체의 43.1%가, 이어 중식당의 18.7%가 배달앱을 이용한다. 그만큼 외식업계 내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플랫폼으로 하는 서비스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식업계 점주들은 주변 가게에서 이용하는 배달앱이 하나씩 늘어가는 것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고 한다.


배달앱 월평균 비용 부담 증가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은 현재 업계 1, 2위를 장악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용 중인데 배달앱이 추가되는 만큼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 중인 전미영(가명)씨는 "시장 수요는 정해져있고 어차피 기존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고객들이 여러 앱으로 분산돼 우리는 광고비만 더 나가는 셈"이라며 "안 쓰면 되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옆 가게가 가입하면 불안해서 우리도 가입 안 할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 씨는 현재도 매출의 17% 가량을 배달앱 수수료로 지출 중이다.


급증하는 이륜차 사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앱 플랫폼을 통해 배달대행을 이용함에 따라 오토바이 교통사고 증가라는 문제를 낳았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의 이륜차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2008년 발생건수가 1만629건이었던 이륜차 교통사고는 2017년 1만3730건으로 10년간 2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가 21만5822건에서 21만6335건으로 0.2% 증가한 데 비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배달앱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점이 이륜차 교통사고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2013년 발생한 이륜차 사고는 1만433건으로 큰 변동 없이 평년 수준이 유지되고 있었지만 배달앱 이용자가 늘기 시작한 2014년부터 1만1758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2015년 1만2654건, 2016년 1만3076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게다가 이륜차 사고 가해운전자 가운데 10대 청소년의 비율은 22.7%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일반적인 노동시장과 달리 고용은 물론 안전 문제에서도 보호받기 어려운 플랫폼 노동의 특성에 더해 빠른 배달이 요구되는 이륜차 배달의 성격까지 맞물려 청소년들에게 더 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배달 건수만큼 수수료를 받아가는 배달대행업체 구조상 빨리 배달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속도전에 내몰린 배달원들은 보도를 질주하고 위험과 피해는 보행자와 배달원 모두에게 돌아간다. 보험료가 높아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책임보험만 가입한 배달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이륜차 약 216만6000대 중 종합보험 대인배상 항목에 가입한 이륜차는 약 12만3000대로 5.7%에 불과했다.

집 안에서 손가락 클릭 한 번만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문 앞에 가져다주는 모바일 음식서비스. 소비자로서 그 편리함의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배달앱들에서는 사회적 상생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