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SBS 뉴스는 "'뭐가 맞는 거야'…입맛대로 인용되는 '통계' 따져보니" 라는 제목의 뉴스를 방영했다. (원본출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910050&plink=MULTINEWS&cooper=SBSNEWSMAIN&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사람마다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이 달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내용의 뉴스였다. 그러나 이 뉴스에서는 통계 해석의 문제점을 짚고 있을 뿐,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아 고용 동향에 대한 시청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엇갈리는 해석을 검증해보고자 한다. 또, 원본 보도 이후에 수집된 2018년 8월, 9월의 통계를 추가하여 보도 이후의 고용 상황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검토해 볼 것이다. 원자료의 출처는 통계청의 '2018년 9월 고용동향 보고서'이며, 용어의 해석 역시 통계청을 참고했다.
취업자(수입을 목적으로 일하거나 일시휴직 중인 자)와 상용근로자(1년 이상의 고용계약을 맺거나 정규직으로 입사한 임금근로자)의 증감량은 취업시장의 동향을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이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영상축사에서 취업자와 상용근로자의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는 것을 근거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BS는 앞서 언급한 보도에서 "이건 경제가 성장하면 당연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설명"이라며, 증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증가 폭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증가 폭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위의 그래프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의 증가량을 나타내고 있다. 파란색 꺾은선 그래프는 아래에 표기된 날짜, 즉 2018년도 1월~9월의 취업자 수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의미한다. 반면, 주황색 꺾은선 그래프는 아래에 표기된 날짜보다 1년 전, 즉 2017년도 1~9월 취업자 수의 증가량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다시 말해, (2018년도 각 월의 취업자 수-2017년도 각 월의 취업자 수)가 파란색 그래프의 값이라면, (2017년도 각 월의 취업자 수-2016년도 각 월의 취업자 수)가 주황색 그래프의 값인 것이다.
그래프를 보면 먼저 주황색과 파란색 그래프 모두 그 값이 0이상임을 알 수 있다. 즉 전년 동월에 대비하여 취업자 수는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증가량은 올 초에 비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8월에는 그 증가량이 약 3000명까지 떨어져 올 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주황색 그래프, 즉 작년의 증가폭이 올해의 증가폭을 (1월을 제외하면) 상회하고 있으며, 그 차이 역시 꽤 크다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최근의 취업자 수 증가 속도는 올해 상반기나 작년 이맘때보다도 둔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전년 동월 대비 상용근로자 증가량 그래프이다. 이 역시 파란색 그래프는 올해, 주황색 그래프는 작년의 증가량을 나타낸다. 먼저 그래프의 모든 값이 0을 훨씬 상회하므로, 상용근로자 수 또한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증가폭은 올해 1,2월에 매우 높아 작년의 증가폭을 웃돌았으나, 3월부터는 증가폭이 줄어들어 6월을 제외하면 작년의 증가폭을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취업자의 증가폭처럼, 상용근로자의 수 역시 7, 8월의 증가폭이 특히 낮은데, 반대로 작년의 증가폭은 7,8월에 급증하는 모습을 보여 격차가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다만 9월의 증가폭은 약 330000명으로 반등하여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두 그래프를 종합해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처럼 취업자와 상용근로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SBS의 지적처럼 증가폭을 고려한다면 고용시장의 성장 속도가 점점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둔화는 작년과 대비했을 때 7,8월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나, 9월에는 취업자와 상용근로자 수 모두 증가폭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다음은 고용률 증감에 대한 자료이다. 고용률이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취업시장의 동태를 파악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이다. 위의 그래프를 먼저 살펴보자. 2018년도의 전체 고용률(초록색 그래프)를 보면, 2월에 올해 최저점을 찍은 이후 8월 한 달을 제외하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20세~29세의 청년층 고용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고용률의 절대적인 값 자체는 2018년도 들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 고용률 증감량을 나타낸 다음 그래프는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먼저 고용률은 1월을 제외하면 올해가 작년에 비해 더 낮다. 특히 7,8월의 경우에는 둘 다 0.3%p씩 감소하여 올해 가장 높은 감소폭을 기록하고 있으며, 9월에 0.1%p가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역시 작년 9월에 비해서는 감소된 모습이다. 이는 작년 각 월의 고용률 증감량과 상반되는 결과이다. 작년 1~9월의 고용률은 재작년의 고용률보다 같거나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3월의 경우에는 그 증가폭이 0.6%p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8월에 증가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올해와 달리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서 보았듯 고용률의 절대적인 수치는 올해 들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작년의 고용률은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그 회복 속도 또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비교해 본 올해와 작년의 증감량을 한 눈에 비교해보도록 하자. 위의 그래프는 앞선 세 그래프(취업자 수, 상용근로자 수, 고용률)의 파란색 그래프(올해 증감량)와 주황색 그래프(작년 증감량)의 차이를 수치화 한 그래프이다. 즉, 위의 그래프 값이 0 이상이라 파란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기존의 그래프에서 파란색 그래프가 주황색 그래프보다 높은 부분을 의미하며, 반대로 값이 0 이하라 붉은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기존의 자료에서 주황색 그래프가 파란색 그래프를 웃도는 부분을 의미한다. 따라서 작년 대비 각 수치의 성장 속도가 빠른 구간은 파란색으로, 둔화되거나 감소한 구간은 붉은색으로 나타난다 해석할 수 있다.
세 그래프의 전체적인 동향을 보면, 작년 하반기의 값이 대체적으로 높은 반면 올해 하반기의 값이 감소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2016년 8월까지로 범위를 넓혀 보면, 작년 상반기에는 다시 값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성장 속도는 계속 둔화되고 있는 추세가 아니라, 가속과 둔화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 하반기의 성장 속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그와 대비하여 올해 하반기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이는 9월 이후의 지표가 계속해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것인지, 다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일 지를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직접적인 경기침체와 고용시장 둔화로 연결되었다는 점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작년 하반기의 성장 속도를 고려했을 때 벌써 비관적인 해석을 제시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