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군함도 논란의 시작

군함도, 공식명칭은 하시마(端島), 나가사키 현에 소속되어 있는 섬이다. 생긴 모습 때문에 '군함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 섬은 메이지 유신시대의 산업 문명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임과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지옥도'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이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올 여름, 이 곳 군함도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하여 한국과 일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실을 다룬 만큼, 양쪽 모두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담아 내길 원했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사실’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가사키와 군함도를 직접 방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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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이 되다

2017년 7월 26일, 사람들의 기대 속에 군함도가 개봉했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의 초호화 캐스팅,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가져오는 티켓파워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개봉 4일 만에 300만 명을 동원했고, 이는 '명량'의 흥행과 같은 속도였다. 하지만 1주일 만에 관객 수는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개봉 전 8.59였던 평점은 5.28로 곤두박질 쳤다. 끝내 영화는 최종스코어 659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영화 내의 역사왜곡 논란이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포털사이트 리뷰 속에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불편함을 찾을 수 있었다. 관객들은 일제강점기의 군함도를 다룬 ‘역사영화’를 기대했지만 영화는 기대를 외면했다. 사실의 고증은 없고 액션만 있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게 무슨 역사영화냐 그냥 액션 영화지’, ‘블록버스터 영화의 배경이 군함도에 불과한 거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화와 관련하여 군함도를 주제로 역사 강의를 진행했던 최태성 강사도 개인 SNS에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군함도의 강제 징용을 다룬 역사영화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그건 제 ‘군함도’ 해설 강의까지구요. 실제론 어마어마한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탈출’ 영화이고, 군함도가 배경이 되는 듯 합니다.”


그나마 다루었던 역사적인 사실도 역사왜곡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선인들의 강제징용을 친일파들이 도왔다는 줄거리가 논란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일부 관객들에게는 영화 속 일본인과 손을 잡고 조선인을 팔아먹는 친일파 ‘윤학철(이경영)’의 존재가 매우 불편하게 다가왔다. 강제징용에 대한 책임이 일본인 뿐만 아니라 조선인에게도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극 중 ‘중국에서 도망쳐 일본으로 잡혀 올 때도 조선인들에 속아서였다.’는 오말년(이정현)의 대사는 조선 사람들이 더 나쁘다는 것을 드러내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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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누리꾼들의 온도차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역사영화의 기본도 되어있지 않은 영화’를 주제로 한 리뷰는 1347의 추천수와 99167회 조회 수로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누리꾼의 반응을 보여준다. 해당 리뷰에서는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을 통해 친일 감정을 드러내며 본래 다루어야 할 역사적 진실을 다루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여긴다. ‘지옥보다 더한 감옥섬 군함도, 일본과 미쯔비시의 잔혹한 역사’, ‘국뽕 반일이 아닌 친일영화’ 등 이어지는 댓글도 마찬가지다. 군함도 속 조선인들의 안타까운 강제징용 역사를 영화가 미처 다루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한다.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한 편이다. 지배적인 반응은 영화가 일본에 대한 증오감정만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영화는 한일 간의 감정만 나빠지게 한다는 주장이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사실에 기반한 영화를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도 역사왜곡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도 영화는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판타지 물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이어서 ‘일본이 오히려 도움을 준 것은 아니냐’ 혹은 ‘위안부가 아니라 매춘부다.’는 댓글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분류 댓글 내용
일본에 대한 증오 감정을 만드는 영화 일본에 대한 증오 영화 절대 용납 안돼
욱일기 파손하고 그러던데 증오영화 맞죠?
한국에서는 반일영화라는 화제가 아니면 안팔리나요?
이러면서 우호관계를 바라는 건 무리이다.
영화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라.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지 않은 영화 '이 영화는 픽션입니다.'라고 앞뒤로 자막을 넣어야 한다.
제대로 된 진실을 일본 측에서도 전달하지 않으면 안돼
전부 날조된 영화로 0% 진실입니다.
머리 나쁜 사람은 사실과 허구가 구분 안될 것 같은데요?
순 허구 날조 영화이다.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 군함도는 베테랑과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이야 이건 봐야해
송중기랑 소지섭이 나오는 영화야
한국 문화를 추종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이런 영화가 나와도 한류 팬인 사람 있겠지.
그렇게 한국이 좋으면 이주해버리지.
일본이 오히려 도움 일본이 반대로 돈 꼴아 박은건데..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최악이네요
위안부가 아니라 매춘부 일단 매춘부를 위안부로 착각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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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실'

재일 대한민국 민단 나가사키현 지방본부의 단장인 강성춘님과 인터뷰를 통해 군함도에 대한 일본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아래는 강성춘님의 말을 요약한 글이다.

일본 사람들은 군함도를 포함한 한국인 강제 징용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강제적으로 징용한 것은 인정하지만 200만명 모두가 강제징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이를 모두 강제징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당시 조선인들이 다른 할 일이 마땅히 없기에 군함도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 측에서도 200만명 중에서 어느 정도는 인정하지만 전부를 강제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를 시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1944년부터는 징용이 맞지만 그전은 아니라고 한다. 강제연행된 사람도 있지만 그 중에는 탄광 급여가 좋아서 오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조선인을 매장하기 위한 고의적 폭발은 없었으며, 오히려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이 모두 같은 일을 했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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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피해자가 말하는 '사실'

실제 군함도에 강제징용 되었던 분들은 영화 군함도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이에 유튜브의 영상 ‘“영화와 현실은 달랐다” 군함도 징용피해자가 말하는 진실 ‘군함도’’에 등장하는 최장섭 할아버지의 증언을 참고했다. 우선 그는 영화에 대해 호감이 없다고 했다. 사실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영화에서의 탈출은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일본인에게 작은 반발조차 할 수 없었다. 촛불을 들고 모임을 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군함도는 그저 창살 없는 감옥이고 지옥이었다. 짜고 남은 콩 찌꺼기로 식사를 했고 일을 하면서는 돌이 떨어지기 일 수였다. 일본이 이런 역사를 왜곡한 채 군함도를 유네스코에 등재하여 관광지로 만드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말하는 '사실'

이에 대해 강성춘 지부장으로부터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군함도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면서 일본정부는 군함도에서 있었던 강제징용의 역사를 표기할 것을 요청 받았다. 하지만 일본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하며 이를 무시했다. 유네스코에서 그런 요청을 받았지만 이는 번역된 단어가 '강제연행'에 불과하며 실상은 ‘강제연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가 배제된 채 타인에게 잡혀 온 것이 강제연행이지만, 그런 '강제연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군함도에 와서 일하게 되었다.’는 식의 뉘앙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그는 나가사키 시와 일본정부의 입장을 말해주었다. 나가사키 시는 군함도에서 한국인에게 있었던 일을 일본 정부에 알려야 했지만, 군함도가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바람에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나가사키 시민들은 군함도에서 조선인들에 대해 그런 심한 행동까지는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혹시 심한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해도 일본정부가 그것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까? 그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가 몇 번이나 군함도를 가보았지만 한국(강제징용)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끝으로 그는 일본정부가 12월 1일까지 유네스코에 요청사항(강제징용 역사의 표기)을 통보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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