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귀농 10명 중 8명은 다시 돌아온다?

 
   

증가하는 청년 귀농 인구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 농림축산식산부와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귀농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0대 이하 귀농 인구가 드디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출처   헬조선, 3포, 5포, 이제는'다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도심에 현기증을 느끼고 농촌으로 향하는 것일까?
 
   

방송을 통해 관심도가 높아진 청년 귀농

 
청년들이 귀농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방송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부터 시작된 ‘1박 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어촌에 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1박 2일에서 농촌은 제목대로 1박 2일간 머무는 여행지에 불과 했다. 비슷한 시기 ‘패밀리가 떴다’라는 예능 프로그램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이 후 2014년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여행이 아니라 농촌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예능이 나타났고 올해 ‘효리네 민박’에서 실제 귀농인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귀농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청년 귀농인구 중 10명 중 8명은 실패?

 
   

언론사에서도 청년들의 귀농을 다룬다. 기사들을 보면 귀농 청년들의 성공사례를 토대로 귀농을 부추기도 하고 반대로 현실적으로 직면하는 문제들을 들어 쉽지 않음을 다루기도 한다. 귀농을 꿈꾸는 청년의 입장에서 청년과 귀농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섞여 있다. 그 비중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귀농을 해야할 지 그렇지 않을지 고민이 된다. 귀농한 청년들의 정착률을 알면 좋지만 그런 정보는 아직까지 기사화되지 않았다. 비슷한 문맥으로 한기사 에서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모임인 ‘명랑시대’의 공동설립자 유희정님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귀농교육을 받은 청년들 10명 중 8명은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이 말을 얼핏 들으면 귀농 청년들 중 80%는 실패하고 돌아온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귀농 청년들의 성공률은 20%라고 말할 수 있을까?

위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발언이다. 귀농교육을 받았던 청년들이지 귀농을 한 청년은 아니다. 밴다이어그램을 통해 살펴보자. 유희정님의 말씀은 귀농 교육을 받은 청년들(A+B+C) 중 교육을 받았지만 귀농하지 않은 청년들(A)과 실제로 귀농했지만 실패한 청년(C)들이 80%라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로 돌아간다’는 마지막 말은 때문에 이미 귀농을 한 청년들을 전체 집단으로 잡을 여지가 있다. 귀농을 한 사람 중에 실패한 비율로 생각할 수 있다. (C/B+C)여집단을 생각해보면 귀농 교육을 받은 청년들 중 20%는 성공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비율은 착각했던 비율인 귀농 교육을 받고 실제로 귀농한 청년들이 얼마나 청착하느냐 이다.

 
   

청년 귀농 인구 정착률 펙트체크

 

농림축산식품부가 2014년 12월에 발표한 보고서인 [귀농,귀촌 인구의 정착실태와 관련 정책 발전방안]을 통해 청년 귀농인구의 정착률을 살펴보자. 먼저 이 보고서는 통계청에서 정의한 것을 토대로 귀농인과 귀촌인을 정의하였다. 귀농인과 귀촌인들의 연령을 30대 이하, 40대, 50대, 60대, 70대로 구분한 토대로 청년 귀농인을 30대 이하 귀농,귀촌인으로 조작적 정의하고자 한다. 2014년을 기준으로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6.5세이고 고령화율(만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9.1%에 달한다.'출처'농촌에서 30대 이하는 매우 어린편이다. 귀촌인의 경우 회사원 교사 등의 별도의 직업을 제외하고 전원생활 등을 목적으로 농어촌으로 이주한 자이지만 비율도 낮고 데이터에서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에 포함시켰다. 통계청에서는 정책상 귀농인과 귀촌인을 구분하지만 이 두부류를 구분하지 않고 전부 귀농 범주에 포함시키는 시각도 있고'출처'귀농을 귀촌에 포함 하는 개념으로도 이해하기도 한다.'출처'즉 귀농과 귀촌은 구분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며 본 글에서는 하나로 합쳐 귀농인으로 다루려고 한다. 보고서 [표 2-28]을 보며 청년 귀농인들의 정착률을 살펴보자.

30대 이하 귀농,귀촌 인구 중 86.6%가 귀농,귀촌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유지는 2010년 혹은 2011년에 귀농 귀촌을 하여 조사 당시해년도인 2014년도에 유지하고 있느냐이다. 최소 3년은 귀농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2차(이상) 귀농,귀촌은 2010년 또는 2011년 귀농했을 지역에서 거주하지는 않지만 다른 농촌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음을 뜻한다. 첫 번째 귀농에서 정착하지는 못했지만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농촌에서 답을 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쉽게 말하는 성공 혹은 실패로 단정 짓기 쉽지 않다.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인 귀농생활을 접고 도시로 다시 돌아오는 30대 이하 귀농 귀촌 인구의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았다.

    
     
        

청년 귀농인구 준비자금 및 농가소득 분석

    
      
   

이 자료는 2010년,2011년 귀농귀촌인구에 대한 자료이기 때문에 당시 청년 귀농인의 정착률이 높더라도 지금에 적용할 수 없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청년 귀농인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본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귀농에 정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40대 50대의 나이에 은퇴하고 귀농한 그룹에 비해 자본이나 경험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본과 경험의 부족은 농업으로 만드는 소득이 낮아질 것이고 낮은 소득은 도시로 역귀농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위 명제는 맞는 말도 있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 결국 틀린 이야기이다. 먼저 낮은 소득이 도시로 역귀농을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는 있다. 참고한 보고서 [표2-24]에 따르면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50%가 생활하기에 소득이 부족해서를 꼽았다. 그리고 청년 귀농인의 경우 준비자금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황색 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농가소득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부족 하지 않다. 농가소득의 경우 평균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원의 크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준비자금에 비한 농가소득은 60대를 이어 2위이다. 청년 귀농인구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경험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체력이나 열정 등 다른 부분에서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년 전 청년 귀농 층의 정착률을 지금 그대로 가져 올 수는 없지만 조금은 부족한 준비자금과 경험을 가지고도 효율적인 농가소득을 올렸던 점으로 보아 결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불리한 점 또한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결론

 

귀농 청년 중 10명 중 8명은 실패한다는 명제는 대체로 거짓에 가깝다. 독자가 귀농 교육 인원 내에서의 비율을 잘못 읽은 것이기는 하지만 ‘도시로 돌아온다.’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귀농한 청년들의 86.6%가 잘 정착하고 있으며 남은 13.4%에서도 11.9%는 다른 농촌으로 이주를 하고 있다. 또한 앞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청년 귀농인이라고 해서 다른 연령층과 크게 다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다음과 같은 표현이 적절하다. ‘교육인구 중 10명 중 8명은 도시로 돌아오거나 혹은 애초에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귀농을 시도한 청년들은 쉽게 실패하여 다시 도시로 돌아오지 않는다. 농촌에 정착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다시 2차 귀농을 결심한다.’

미래뉴스실습2 팩트체크
 
소비자학과 정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