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등록금은 전국의 국공립대 대학들 중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매년 등록금 심의 과정에서 학생측 대표의 요구에 따라 학교측은 2012년을 시작으로 매년 등록금 인하를 진행했다. 하지만 2012년에 시작된 5%의 인하 이후에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0.25%, 2015년 0.3%, 2016년 0.35%, 2017년 0.35%로 그 폭이 아주 낮아 재학생들은 등록금 부담에 있어 실질적 인하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내 근로장학생 제도는 장학금 제도 중 하나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교내 기관에서 근무하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교내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어 등록금 이외에 생활비 등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 지원의 의미가 있다.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장학금을 받아도 전액 등록금 이상의 금액을 수여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장학생 형태의 장학금은 주거비와 생활비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매 학기 교내 근로 장학생 선발에 선발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수의 학생들이 신청해 그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2015년에 학교 측은 등록금심의위원회 후 공식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근로 장학생 제도의 확충을 약속한 적도 있기에 실제로 확충이 일어났는지, 일어났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그 후의 추세는 어떠한 지에 대해 4개년 치(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과 실제 매 학기 등록 되었던 교내 근로장학생 수의 비교를 통해 분석해보았다. (매년 등록금심의위원회는 1월에 있었으며 그 해 1학기 등록금부터 반영되었다.)
Check point 1. 학교는 근로장학생 제도의 확충을 약속했는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학교 측은 매년 학생 측에게 인하율 타협에 대한 대안으로 장학금과 학생 사업을 제시하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음”, “적극 반영하겠다”와 같이 확신 없는 애매한 어조로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교내 근로 장학금 확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2015년과 2016년 두 번이었다. 아래의 내용은 회의록과 당시 기사에서 장학금이나 학생 사업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2014년 제 3차 회의록>
대학측: 학교측의 재차 수정 제안한 대학·대학원 0.25% 인하 및 장학금 확충안에 대해 안건상정에 동의하고 표결하기로 함
<2015년 제 3차 회의록>
학생측: 회의록에 교내근로장학금 시급 인상 및 정원 증가를 기록 하는 것을 제안 함. -대학측: 학생측 의견에 대해 대학측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함. 회의록에는 ‘장학금 제도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표현으로 기록하겠음.
<2015년 등심위 직후 기사>
학생 측 관계자는 “학생들, 특히 대학원생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장학금 증액 방안 등을 학교 측이 향후 열릴 재경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적극 반영하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학생 측은 ‘교내 근로장학금 시급을 현행 7000원에서 국가 근로장학금 수준인 8000원으로 인상할 것’ ‘교내 근로장학생 정원을 현재 1200명 규모에서 1600명 규모로 확대할 것’ ‘학부생에 한해 지급하는 소득분위별 맞춤형 장학금을 대학원생에게도 적용할 것’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제 2차 회의록>
학교 대표: 학교의 재정상황과 정부의 등록금 정책등을 고려하여 0.33% 인하를 제의. 근로 장학금이나 학생사업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하겠음.
<2017년 제 2차 회의록>
외부위원: 등록금을 인하하기 보다는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하되,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음.”
Check point 2. 학교는 실제로 근로장학생 제도를 확충했는가?
위의 그래프는 서울대학교 장학복지과에서 집계한 학기별 실제 근로장학생 수 그래프이다. 실제 근로 장학생 수는 큰 변화 없이 매 학기 1100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적게라도 꾸준히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도 않는다.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제일 구체적으로 근로장학생 제도의 확충을 약속했던 2015년에 증가의 추세를 보였지만 좀 더 애매하게 언급했던 2016년에는 감소의 추세를 보였고, 2017년 1학기에 다시 전보다 그 수가 증가했다. 구체적인 장학생 수 변화를 통해 추세를 알 수 있었지만, 교내 장학복지과 담당자는 이러한 집계 숫자가 정확한 수치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중간에 그만두고 추가되는 인원 변동이 워낙 많은데 한 달이라도 근로한 학생 수가 모두 기록되어 한 부서의 같은 자리에 여러 명의 학생이 중복되어 집계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 장학생 인원은 매 학기 굉장히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번 학교 예산에 따라서 배정되기 때문에 각 단과대 등록 예정 인원 비율 혹은 각 단과대 등록금 비중에 따라 부서별 인원도 매 학기 바뀐다. 근로 장학생은 일한 시간에 따라 장학금을 받으며 예산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혜율을 계산하기 어렵고 수혜율을 늘리기도 어렵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이다.
Check point 3. 총 재학생 대비 근로장학생 수는 증가했는가?
다음은 재학생 수 대비 근로장학생의 경쟁률이 변화 그래프이다. 약 재학생 26명당 1명의 근로장학생 꼴이 매 학기 유지되며 특별한 추세 없이 굉장히 유동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로장학생 인원 수의 추세와 유사하게 학교 측이 교내 근로 장학의 규모 확대를 적극 반영한 2015년에 경쟁률이 적은 폭이나마 감소하는 모습, 2016년에 다시 경쟁율 증가, 2017 1학기에 다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정리하자면, 교내 근로장학생 제도는 확충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매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교 측은 확충을 언급하지만 애매한 어조로 일관했다. 적극적으로 교내 근로 장학생을 회의록에서 언급했던 연도에도 실제 수나 재학생 대비 비율은 경향성 없이 증감을 반복했다. 인원 수의 변화는 없더라도 학교 측이 가장 구체적으로 약속했던 2015년부터는 1000원 오른 시급인 8000원이 유지되어 왔다는 것만이 의미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교내 장학복지과에서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학교 측과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내 근로 장학생은 배정되는 예산에 따라 유동적일 수 밖에 없지만 매 학기마다 큰 인원 변동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