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2일 서울대학교에서 수시 전형 합격자 발표가 이뤄졌다. 2018년 관악산에 새롭게 거닐 첫 신입생의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세간에는 서울대학교 입학이 과거에 비해 쉽다는 이미지가 만연하다. 서울대학교에서 남녀 신입생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십 년 동안의 정보를 통해 사실 확인 해보았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십 년 동안 수학 능력 검정시험(수능) 응시인원은 60만 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수시 전형 또는 정시 전형을 합격하고, 등록을 하는 인원인 합격자 수 역시 매년 3100명 정도를 유지한다. 전형과 상관없이 반드시 수능을 치러야 하는 서울대학교 입시 특성상 수능 응시생에 대해 0.5% 정도의 합격률이 확인된다. 0.5%의 합격률이 높거나 낮다고 하기는 의견이 분분해 보이지만, 십 년 간 유지되는 합격률로 미루어 서울대학교 입학 문턱은 크게 높아지거나 낮아지지 않았다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실과 거리가 멀다.
크게 변하지 않는 수능 응시인원에 비해 수능 응시생 중 서울대학교 지원자 비율은 매년 크게 변동을 보인다. 수능 난이도에 따라 서울대학교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변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절대적인 서울대학교 지원자 수 자체는 해가 지날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서울대학교 지원자 합격률을 통해 쉽게 확인 가능하다. 2007년 20.67%였던 비율은 2016년에는 15.02%로 크게 낮아졌다. 2011년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라 수능 응시생 역시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서울대학교 지원자 수 자체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대학교 신입생은 지난 십 년 동안 3,100명 정도. 하지만 늘어나지 않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지원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서울대학교 합격자에 대한 남녀통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단적으로 남학생 지원자에 비해 여학생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7년과 비교하여 남학생은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여학생은 6,402명에서 10,513명으로 약 2배에 가까운 증가를 보인다. 신기하게도 합격자 남녀 비율은 크게 변화가 없다. 다시 말해 십 년 동안 남학생 6명이 뽑힐 때, 여학생은 여전히 4명이 뽑히고 있었다. 같은 기간 여학생 합격률은 20%에서 12%로 크게 줄어들었다. 늘어난 지원자의 대다수가 여학생이었지만, 많은 경우 서울대학교 합격이라는 의자에는 앉지 못했다.
정원이 3,100여 명으로 정해져 있는 수시와 정시 전형이 아닌 전형은 어떨까. 새터민을 위한 전형, 외국인 전형 등이 정원 외 전형에 포함되어있다. 정원 외 지원자에 대한 통계 역시 서울대학교 입학이 쉬워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원 외 지원자 수는 천여 명이었던 2007년에 비해 삼천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합격자 수는 300명 내외이다. 그에 따라 합격률 역시 크게 낮아졌다. 정원 외 전형 중 합격률이 가장 크게 낮아진 전형은 장애인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지원자'에 대한 전형이었다. 2007년에는 6명 중 4명이 합격하여 66%의 합격률을 보였다. 하지만 십 년이 지난 16년에는 41명 중 6명만이 서울대학교 합격이라는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기대와 다르게 서울대학교 입학은 쉬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십여 년 간 입학하기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수능 응시 인원과 관계없이 서울대학교 지원자 수는 증가했다. 그리고 그중 대다수가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정원이 변하지 않아 합격률은 매년 떨어지고 있었다. 정원 내 전형과 마찬가지로, 정원 외 전형도 합격률이 떨어진다. 명문대 중의 명문대로 여겨지는 서울대. 최근 서울대를 나와도 별 수 없다는 말로 지금 청년들이 얼마나 살기 힘든지 대변하고는 한다. 이런 서울대를 마지막 보루로 삼는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숙고해봐야 한다.